조선의 대덕 고승 수월선사의 혼과 발자취가 서려 있는 곳
흥천사 육법 공양팀이 준비해온 육법 공양을 올렸다.
[통불교신문=박정원 기자] 충북 괴산 조령산 흥천사(회주 동봉 스님) 한·중민족문화교류단, 문화탐방 삼 일째인 7일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도문시에 있는 화엄사를 참배했다.
화엄사로 가는 도중에 발해호와 발해광장 등을 지나가면서 우리 민족의 옛 터전을 남의 땅으로 밟는다는 것에 미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길림성 도문시 일광산 화엄사에는 조선족 스님인 오덕 스님이 주지로 계셨다. 화엄사에도 일체의 활동에 제한을 받았다. 하지만 주지 오덕 스님은 일하는 복장 그대로 쫓아 나와 반겨주었다.
화엄사는 조선의 대덕 고승 수월선사의 혼과 발자취가 서려 있는 일광산에 자리 잡고 있다.
화엄사 앞 주차장에 도착하니 도문시와 마주하고 있는 북한의 남양시의 아름다운 경치가 매혹적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앞에 펼쳐진 북한 남양시의 눈에 익은듯한 산천을 바라보며 잠시 상념에 잠겼다가 웅장하고 장엄한 화엄사의 첫 관문인 산문을 들어섰다. 산문을 지나서 보이는 화엄사의 아름다운 자태가 푸른 숲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었고 전체적인 가람의 배치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졌다.
동봉 스님께서 화엄사와 관련한 경에 대사의 제자인 수월선사의 "수월정사"를 잘 설명해 주어서 이해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경내를 한 바퀴 돌면서 전각마다 참배하고, 이곳에 부처님의 불법은 물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노력하신 수월선사의 마음을 느꼈다.
화엄사의 건축양식은 중국과 조선의 고대문화 예술을 융합하여 독특한 풍경이 있다. 화엄사는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제일 큰 사찰 중 하나이고 조선과 당나라의 양식을 모방하여 지은 사찰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화엄사는 이평림 거사가 처음에는 불사에 참여하였다가 나중에는 자신의 가산을 팔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화엄사를 짓기 시작하였다고 하니 불심이 얼마나 깊었으면 이렇게 할 수 있는지 감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
대웅전에는 정면에 웅장하고 위엄있는 부처님 다섯 분이 모셔져 있다.
불상 좌측에 수월선사 영정이 모셔져 있고, 선사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화엄사 법당에 참배를 드리고 흥천사 육법 공양팀이 준비해온 육법 공양을 올렸다.
흥천사 육법 공양팀은 각종 불교 행사에서 육봅공양을 올려 한국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불교의전팀이다. 공양의식에 의하여 여섯 가지 공양을 부처님 전에 올리고 부처님을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동봉 스님은 ”화엄사는 우리 민족의 사찰로 반드시 불사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우리의 선지식 수월선사의 수행 정신이 깃든 사찰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바로 앞에 펼쳐진 우리 땅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바라만 봐야 하는 현실에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통일되어야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한편 화엄사 주지 오덕 스님은 ”멀리 한국에서 이렇게 찾아주시고 불사금을 보시해준 데 대하여 감사하다“고 말하고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가지도록 후학들을 잘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화엄사에는 화엄반 스님들 150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화엄사를 참배하고 내려오다가 두만강 광장에서 조·중 국경비와 전망대에서 북한을 바라볼 수 있었다. 두만대교를 기점으로 북한과 중국을 잇는 철도가 이어져 있었으며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었다.
예전에는 유람선을 타고 돌아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일절 금지된 상태이었다.
분단의 아픔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느길 수 있는 곳이 이곳 도문시가 아닌가 생각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내일 일정을 위하여 연길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