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경
[통불교신문=박정원 기자] 7월 7일 함안 서산사(주지 원담스님)에서는 평소 선연을 맺어오던 지인들을 초대하여 대중공양을 올렸다.
마침 이날 서산사 주지 원담스님의 생신이어서 간단하게 케이크도 자르고 생신을 축하하는 자리가 되었다.
대중공양을 마치고 차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통도사 금수암 관정스님은 새로 발간한 <반야심경, 무슨 말을하고있나>라는 책을 선물하고 즉석에서 반야심경에 대한 특강을 했다.
반야심경은 전 세계의 불교도들이 가장 많이 외우는 경으로 팔만대장경 중 가장 중요시되는 경이다. 반면 경전 중 난해해 번역하기가 가장 어려운 경도 반야심경이다.
<반야심경, 무슨말을하고있나>라는 책은 관정스님께서 산스크리트어본과 여덟 가지 종류의 한역본을 15년간 연구하여 반야심경을 쉬운 우리말로 번역 출간한 것이다.
〈반야심경, 무슨 말을 하고 있나〉는 〈반야심경 정해〉와 함께 관정스님께서 반야심경을 종합하고 분석한 책이다.
관정스님은 “반야심경은 8종의 한역본(漢譯本)이 있고,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 티베트어, 몽골어, 만주어, 영어, 불어, 독일어 등 수많은 언어로 수백 종의 번역본이 나와 있다”며 “하지만 반야심경은 그 뜻을 알려고 하면 매우 어렵고, 번역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는 말로 번역되어 있거나 완전히 엉뚱한 뜻으로 번역되어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반야심경, 무슨 말을 하고 있나>는 산스크리트어본과 8종의 한역본으로 반야심경을 번역하여, 반야심경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말해주고 있다. 또 반야가 어떤 것인지, 반야를 완성하는 수행방법을 말해주고 있다.
스님은 "반야심경은 공리공론이나 주문을 말하기 위한 경이 아니라 반야를 완성하는 수행방법을 말해주기 위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경이다"고 말했다.
〈반야심경 정해〉는 총17장과 부록으로 구성되며 800여 쪽에 달하는 종합 안내서이다. 중국에서 반야심경을 한문으로 번역하면서 그 메시지가 전달되지 못하도록 의미를 왜곡해 놓은 것들을 교정한 뒤 번역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중국에서 반야심경을 어떻게 왜곡했고, 왜 왜곡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스님은 “반야심경은 번역만 제대로 해놓으면 결코 난해한 경이 아니고, 크게 해설을 필요로 하는 경도 아니다”며 “그러나 수십 종의 기존 반야심경 해설서를 다 읽어도 그 뜻이 분명하게 와 닿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고 역설했다. 이어 스님은 “그 해설서들은 번역을 잘못해 놓고, 잘못된 번역을 합리화하기 위하여 공리공론의 썰(說)을 풀어 놓은 것들이다”고 강조했다.
관정스님은 역사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가야에 대한 역사를 소개했다. 서산사가 있는 함안은 옛날 아라가야였는데 아라가야는 한자가 아니고 본래 산스크리트어라고 했다. 그리고 신라라는 말도 산스크리트어이며 우리나라에 산스크리트어로 된 지명과 단어들이 많음을 설명했다.
관정스님은 1959년 경남 함안서 태어나 부산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부산대 불교학생회에 가입 후 지금까지 선수행과 불전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1985년 전국 대학생 학술연구발표대회(문교부후원, 동아대학교 주관)에서 〈금강경 국역 본에 나타난 문의미(文意味) 변이와 그 원인분석〉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해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통도사 반야암 지안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현재 영축산 기슭에 자리한 암자에서 집필에 매진 중이다. 저서로는 〈마하시 사야도의 위빠사나 명상법〉, 〈대승기신론 속의 사마타와 위빠사나〉, 〈걷기명상〉 등 다수를 저술하고 번역했다.
이날 동참한 대중스님들은 관정스님의 고향이기도 한 함안 군북 서산사에서 주지 원담스님의 생신을 맞아 법담을 나누고 대중공양을 받아 뜻깊은 날이 되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