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와 때
먼지와 때
  • 금봉스님
  • 승인 2023.03.12 1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형제산 신흥사 전경@사진=통불교신문]
[형제산 신흥사 전경@사진=통불교신문]

내 마음속에

표가 나지도 않는 먼지가 쌓이고

때가 끼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 일 년 이년 십 년,

또 몇십 년에 걸쳐 쌓였던가?

어쩌나, 내 옷에 묻은 먼지는

바람 등지고 털고 또 털면

별 표시 없이 털린 것 같다.

때도 마찬가지다. 손으로 세탁하고

세탁기에 넣고 몇 번이고 돌리고 나니

맑은 물이 나오고 때가 사라진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나의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마음의 먼지와 때이다.

지난겨울 동짓날에 내 마음이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용트림하듯이 작동했다.

저승에 갈 때 무엇을 가지고 가나?

누구나 다 안다.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한다는 것을

나는 내 마음속에 눌러 붙어있는 먼지와 때부터

깨끗이 씻기로 작정하고 훌훌 털어 본다.

수십 년 쌓여 있는 먼지와 때가

쉽게 벗겨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포기할 일은 아닌 것 같다.

꾸준히 지속해서 씻고 또 씻는다면

내 마음의 먼지와 때도 벗겨지리라.

내 마음의 먼지와 때가 없어지는 날이

열반 적정에 드는 날이런가?

 

형제산 신흥사 광운 금봉 합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대구광역시 동구 해동로 5길18 101/401
  • 대표전화 : 053-425-1112
  • 팩스 : 053-982-0541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정원 / 통불교신문 후원계좌 / 농협 : 302-1286-8089-61 : 예금주 : 통불교신문
  • 법인명 : 통불교신문
  • 제호 : 통불교신문
  • 등록번호 : 738-35-00577
  • 등록일 : 2018-03-30
  • 발행일 : 2018-03-30
  • 발행인 : 裵哲完
  • 편집인 : 박정원 l 사장 : 아미따 성주스님
  • 통불교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통불교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ongbulgyo@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