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랬듯이
매서운 찬바람은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면서
흐르는 물을 꽁꽁 얼려버리더니
어느새 아지랑이 피면서 새싹들이 움트고
벌, 나비가 날아드나 싶더니
또 계절의 여왕은 자치를 감추고
장맛비 장대같이 쏟아져 홍수가 나고
한잎 두잎 오색 물결을 이루며 단풍이 들곤 한다.
낙엽은 한잎 두잎 떨어져 어느 모퉁이에 수북이 쌓이고
그렇게 또 세월은 가더니
어느새 나는 칠순의 노인이 되었네
벌떡 일어나는 것조차 힘이 들어 동서로 한 바퀴 돌면서
일어나는 나이가 되고 보니
허리 한번 펴는데도 아야, 아야 야하고
고단함을 토해낸다.
이렇게 빠른 세월은 예전에는 정말 몰랐다.
모르고 살아온 세월 속에는 긴 한숨도 있고
입가에 잔잔한 미소도 있다.
늘 그랬듯이 세월과 시간이 같이 가는데
참으로 모르고 살아왔는지 이제라도 잠깐 뒤돌아 본다.
남은 여생을 위해서
형제산 산하에서 광운 금봉 약사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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