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와 민속불교
한국불교와 민속불교
  • 장정태 박사
  • 승인 2022.12.26 14: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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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불교는 민속신앙의 입장에서 불교수용
전통을 올곧게 세울 수 있는 바른 시각 제시

[통불교신문=장정태 박사] 불교 안에 다른 신앙체계가 혼합되어 공존하면서 민속불교 혹은 불교민속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신앙형태가 생기게 되었다. 이것은 한국불교의 특징으로 불교를 왕실에서 왕권 강화를 위한 전륜성왕이고, 서민 대중에게는 기복신앙으로 발전하였다.

[장정태 박사 - 한국서민불교학회 회장                 - 전 서경대 외래교수                 - 철학박사(한국불교학 전공)
[장정태 박사 - 한국서민불교학회 회장 - 전 서경대 외래교수 - 철학박사(한국불교학 전공)

전륜성왕은 정치적으로 왕권 강화와 국력 신장을 위한 통치 이데올로기라면 기복 불교는 민간신앙과 습합되었다.

민속불교는 민간신앙의 입장에서 불교를 수용이라면 민속 개신교는 민속을 받아들인 개신교의 역사가 될 것이다. 민속불교와 상대되는 문화 현상을 연구하는 불교 민속학이다. 일본인 학자에 의해 시도된 이 분야는 고라이 시게루(五來重 1908-1993)1972불교와 민속에서 처음 소개되었고 국내에는 일본에 유학한 학자들에 의해 소개되었다.

고라이 시게루의 학문적 업적은 먼저 고라이 시게루(五來重)가 민속학을 하게 된 동기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내가 (고라이 자신;편집자 주) 민속학을 시작하게 된 것은 민속학에 흥미보다는 일본인의 서민생활 속에 불교가 서민 속에서 어떻게 변용했는지를 알고 싶기 때문이다.

고라이 시게루(五來重)가 정의한 불교민속의 영역은 1951일본불교 민속사리는 제목으로 강의를 개설하면서 시작되었다. 1952년 고야산 대학 역사연구회에서 <불교민속>이라는 잡지를 창간 제1호에 고라이는 불교와 민속학이란 제목을 민속학적 고찰을 시도했다. 고라이가 추구한 불교 민속학은 외래의 불교가 일본의 기층문화와 접촉하여 문화변용하고 전개하는 발자취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불교적 민속자료를 수집하여 서민들의 불교 신앙 내용과 특색, 서민의 불교수용 방식, 수용된 불교의 변화 등을 연구하는 학문을 <일본 불교민속학>이라고 이름 붙였다. (중략) 기존의 교리적 연구와 철학적 연구와 역사적 연구에서 규명되지 못한 일본 문화 현상이 해명되면 수업 전체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일본불교 민속학의 제창은 또한 나의 역사관에서 나온 것 오래중은 기존의 불교연구 방법론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에서 민속불교는 민속신앙의 입장에서 불교수용이다. 수용과정에서 다툼의 모습은 삼국유사에서 찾을 수 있다.

진흥왕 즉위 14년 계유 2월에 장차 왕궁을 용궁 남에 지으려 하는데 황용이 그 터에 나타났다. 그래서 왕궁을 고쳐 절을 만들어 이름을 왕룡사라 했다. (삼국유사3권 탑상 4 황룡사장육불상)

선덕왕 5년 문수보살이 자장에게 말하기를 산천이 험악한 까닭에 인성이 거칠고 사나워서 사교를 많이 믿으므로 이따금 천신이 화를 내린다. 그러나 다문비구가 나라 안에 있어 이 때문에 군신이 편안하고 만백성이 평화롭다. (삼국유사3권 탑상 4 황룡사구층탑)

이와 같은 전통적 모습은 이후 한국불교에서 보이는 사찰 내 수많은 전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산신각이다. 혹자는 삼성각이라 부르기도 하는 이 전각은 환인, 환웅, 단군을 모셨던 전각으로 불교가 전래되면서 사찰 한 구석으로 내몰린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실지로 세분을 모시는 전각으로 건립되기도 한다. 태을암이 그 대표적 모습이다. 그 외 공양간에 모셔진 조왕, 명부전, 용궁, 독성각, 칠성각이 있다.

불교와 기독교, 기독교와 무속, 무속과 불교가 만나 한국화된 불교, 기독교가 되었다는 논리인데 이런 현상 때문에 한국에 불교, 기독교, 유교가 토착화될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조선 5백여 년 성리학에 의한 불교탄압과 100여 년 천주교 박해에서 보듯 공권력에 의한 탄압이 지속되고 있었다. 최문기 교수는 습합의 실례로 불교 사찰에서 찾고 있다. 산신각, 유교 제사에 떡이 주요 제물로 등장하는 형태, 가톨릭교에서 전례를 무()에서 굿의 한 형태로 생각한다든가 묵주나 성수, 그리고 십자가상을 비결 처방이나 부적의 형식으로 간주하는 신앙형태를 통해 한국 종교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민속이 주개념이 되고 불교가 종속개념이 되는 합성어는 불교민속이며 불교가 주개념이 되고 민속이 종속개념인 합성어는 민속불교가 된다. 불교민속이란 서민 대중의 민간신앙과 생활양식에 불교가 수용된 민속 현상이며, 민속불교는 불교에 서민 대중의 의식이 강하게 반영된 종교현상이며 서민들에 의해 전승된 불교를 말한다. 따라서 이는 서민에 의해 수용되어지고 신앙된 불교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불교를 통하여 우리들은 서민의 불교에 대한 인식방법을 알 수 있고 한편 신앙생활의 양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게 된다.

여기서는 비록 불교의 본질적인 깊은 사상체계에까지 도달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불교가 민중의 구체적 관심사와 어떻게 결합하고 있는가를 잘 전해 주고 있다는 데에서 보다 깊은 뜻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즉 관념 위주의 불교가 아니라 실천행위를 통한 민중 속의 생활불교라는 것이다. 민속불교는 대체로 불교 의례의 형태로 오늘날에 전승되어지고 있다. 종교의례의 일반적 특질은 성격적으로는 종교의식이 외적표출이라 할 수 있으나 기능적으로는 종교적 대상과 합일의 상징작용이라 할 수 있다. 즉 이를 불교의례의 입장에서 보면 의례를 통하여 범부중생은 비로소 불·보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한편 불·보살로 하여금 인간에의 길을 형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일반 민중은 깊은 교리체계보다는 이 같은 의례를 통하여 불·보살의 자비를 수취하려 한다.

불교민속이란 민간신앙적 요소 또는 민간전승의 습속을 수용하고 있는 신앙 양식 또는 생활양식을 말하는 데 비해 민속불교란 사회에 수용되고 민중 사이에 유포된 불교로 불교의 심오한 관념체계가 결여되어 있는 것을 말하게 된다. 결국, 민속이 주체가 되는가 아니면 불교가 주가 되는가 하는 현상적인 모습을 논하고 있을 뿐 종교적. 신앙적인 접근은 하고 있지 않다. 이에 비해 불교의 근본 입장에서 볼 때 민속불교는 정법을 어지럽히는 외도로 간주된다. 그러나 불교민속의 차원의 종교적 습합현상은 불교의 포괄주의적 관용성의 원리와 교화방편으로 수용한 종교문화로 인정하고 있다는 논의는 불교의 입장에서 바라본 민속불교(불교민속)를 정법수호의 차원과 수요자 측인 신도들을 배려한 측면도 있다. 서로 모순되는 주장은 어느 것이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진리의 일부분을 이야기한 것이므로 이들을 종합하면 그것이 진리의 참모습이 된다. 민속불교니 불교민속이니 하는 용어도 결국은 상호 간의 수수관계에 역점을 두고 말하는 용어들이다.

불교민속은 단순히 불교사상이 민중의 생활사에 비친 영향만을 고집하여 내세우는 용어가 아니다. 우리는 민속사의 온전한 재구성과 기층문화의 총체적 정리를 마련하기 위해 반드시 불교민속을 점검해야 하고, 불교민속에 대한 자료의 실상을 민족문화의 차원에서 진지하게 탐색해야 할 시기가 되었음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불교민속의 대상을 홍윤식은 다음 네 가지로 대별하고 있다. 첫째, 신앙의례 면에서 자행의례와 타행의례로 구분할 수 있다. 자행의례는 수행을 목적으로 스스로 행하는 신앙의례인 데 반해 타행의례는 불교 신앙인이 민속 신앙적 관심사를 불교의 출가자에 의뢰하여 행하도록 하여 그 공덕을 회향 받음으로써 신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신앙형태이다. 둘째, 구비전승의 면에서 타행의례에 의한 신앙 행위의 결과로 성취되었다고 하는 신앙경험담이 많이 전승하고 있다. 관음영험, 지장영험, 칠성영험, 독성영험, 산신영험이 대표적인 것이다. 신앙의 대상을 신앙한 결과로 얻어졌다고 전하는 영험담과 법화경영험, 아미타영험 등 경전 자체의 영험이나 경전을 독송한 영험담이 그 대상이 된다. 셋째, 예능적인 면에서 보면 불교민속극, 불교민속음악, 불교민속무용 등이 예능적 요소를 많이 전승하고 있다. 이러한 불교민속 예능은 신앙의례 구조에서 전승된다는 특징을 지닌다. 넷째, 사회구조적인 면에서 동신공동체(同信共同體)로 염불제(萬日念佛結社) 지장계, 관음계 같은 신앙인의 공동체 전승을 그 대상으로 들 수 있다.

여래의 설법은 이것이 있는 곳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날 때 저것이 일어난다(此有故被有 此起故彼起)”는 것이니 무명이 있는 곳에 행이 있고, 내지 큰 괴로움 덩어리가 집기한다는 것이며,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고, 내지 큰 괴로움 덩어리가 멸한다는 것이다. 정통과 비정통, 주류와 비주류는 정통과 주류가 존재하기 위한 또 하나 예정된 모습이다. 불교와 민간신앙 간의 습합현상을 통해 또 다른 신앙형태를 창조해 놓은 것은 순수한 종교나 순수한 종교사상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한 종교인은 불가피하게 여러 종교 전통의 사상적 유산을 동시에 수용하게 된다. 이때 전혀 이질적인 종교사상 전통의 요인들을 무궤도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고 수용자의 정신적 욕구의 성격에 맞는 요인들을 그 욕구의 맥락에 입각해서 받아들이게 되면서 습합이론과 함께 성립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불교민속학은 불교의 대중화와 생활화, 즉 불교의 토착화를 밝히는 작업의 일환으로 연구되어왔다. 불교민속은 토착문화와 외래문화의 상관관계를 제시할 것이며, 우리의 토착문화가 외래문화를 수용하는 데 어떤 방법이 동원되었고 어떻게 갈등을 해소하였으며 화해하는가를 아는 데 역시 효과적이다. 타문화 이해를 위한 비교민속의 적절한 비교장치만이 아니라 우리 문화의 생존 양태를 규명하는 데도 불교민속은 불가결한 것이다.

민속불교와 관련된 연구는 아래의 주와 같다.

불교민속은 토착문화와 외래문화의 상관관계를 제시할 것이며, 우리의 토착문화가 외래문화를 수용하는 데 어떤 방법이 동원되었고 어떻게 갈등을 해소하였으며 화해하는가를 아는 데 역시 효과적이다. 타문화 이해를 위한 비교민속의 적절한 비교장치만이 아니라 우리 문화의 생존 양태를 규명하는 데도 불교민속은 불가결한 것이다.

민간신앙과 불교와 만남으로 민속불교화되는 것은 불교의 토착화라 하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불교의 민간신앙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불교의 엄밀한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해하는 태도는 전통을 올곧게 세울 수 있는 바른 시각을 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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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연 2023-07-10 21:04:59
어려운 주제를 연구하시는 교수님께 존경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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