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처럼 둥글게 하나 된 ‘영덕해맞이조기축구회’
공처럼 둥글게 하나 된 ‘영덕해맞이조기축구회’
  • 현담스님
  • 승인 2022.09.26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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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해맞이 조기축구회원 모두가
축구를 통해 각자 풍성(豊盛)한
가을을 만끽(滿喫)하다.

이해인(1945) 수녀의 익어가는 가을의 시이다. 모든 사물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내면이 여물어가는 것이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아름다운 가을날 아침 상쾌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해맞이 조기축구회원 각자 익어가는 날들이 가득하여 너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한 나날이 지속되며 축구실력이 늘어나는 많 큼 내면이 각자 여물어가길 발원해본다.

[영덕해맞이조기축구회@사진=서남사 제공]
[영덕해맞이조기축구회@사진=서남사 제공]

지난 일요일 맑고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면서 풍성(豊盛)한 계절 가을 휴일 날 오랜만에 많은 회원들께서 동참하여 운동장 전체를 사용하여 운동을 하였다. ()이 가득한 영덕에 30여 년을 살면서 항상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운동할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수행의 방편으로 오늘도 열심히 집중하여 말이 달리듯이 공을 차면서 운동장을 전력 질주하면서 깨어 있는 삶을 살고자 한다.

고려시대 천재시인인 백운거사 이규보(11681241)의 시 중에 오늘이 가면이라는 시가 있다.

평생아소비(平生我所悲) 내가 평생에 슬퍼하는 것은

금일서성작(今日逝成作) 오늘이 가면 어제가 되는 것이라네

작적편성석(昨積便成昔) 어제가 쌓이면 옛날이 되어

응련금일락(應戀今日樂) 오늘의 즐거움을 그리워하리

욕위휴일망(欲爲後日忘) 뒷날 오늘을 후회하지 않으려면

금일극환학(今日極歡謔) 오늘 여기에서 마음껏 즐기자꾸나

위와 같이 오늘 여기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여 인생을 즐기자는 시이다. 또한 중국 당나라 때의 고승으로 임제종의 창시자인 현재 한국 불교의 법을 잇고 있는 임제의현(?867)스님께서는 머무는 곳마다 주인이 되어라. 수처작주(隨處作主) 그러면 서 있는 곳이 모두 참되리라. 입처개진(立處皆眞)”이라 하였다. 자신이 삶의 조연이 아니라 주연이며 우주의 중심으로서 말과 입과 행동이 어긋나지 않으면서 진실 그대로 행하라는 말인 것이다.

이렇게 운동장에 모여서 운동하는 것도 한 때이다. 일기일회(一期一會)란 말이 있다. 일생에 단 한 번 여기 이 자리에서 만나는 인연이란 뜻이다. 부부간에 친구 간에 이성간에 또한 함께 운동하면서 땀 흘리는 조기회 회원들이 만나서 운동하는 것도 개인의 생애로 볼 때도 여기 모인 사람들과 단 한 번의 기회라고 여긴다면 순간순간 뜻깊게 보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현담 스님@사진=서남사 제공]
[현담 스님@사진=서남사 제공]

오늘도 이렇게 운동장에서 만나서 공을 찰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이다. 지면을 통하여 감사를 드리고 싶다. 소승이 10여 년 동안 운동하고 세탁하던 운동복 조끼를 받아서 김주현 총무께서 수거하여 세탁하고 문자 보내고 전체회원을 대신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며 운동장에서 중심을 잡고 다 함께 축구 할 수 있게 해주고 있는 이현우감독께도 감사드리고 운동 후 국수 한 그릇이라도 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하는 김신규 부회장께도 감사드리고 두 분의 감사인 김관태 감사와 권순학 감사께도 감사드리고 또한 운동 후 많은 분들께서 선 듯 찻값을 부담하여 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영덕해맞이조기축구회 회원들@사진=서남사 제공]
[영덕해맞이조기축구회 회원들@사진=서남사 제공]

만남에는 시절 인연이 와야 이루어진다고 선가에서는 말하고 있다. 그 이전에 만날 수 있는 씨앗이나 요인은 다 갖추어져 있었지만 시절이 맞지 않으면 만나지 못한다고 한다. 만남에는 일종의 자기 분신을 만나는 것이라고 법정스님께서는 말하고 있다. 우주 자체가 하나의 마음이다. 축구공을 통하여 소통하고 화합하여 이 아름다운 가을 좋은 날 모두가 행복한 자유를 매 순간 만끽(滿喫)하길 발원하면서 회향의 글을 마무리한다. 아래 게송은 영덕 창수가 고향인 고려시대 고승인 나옹선사(13201376)께서 지으신 깨달음의 게송을 다 함께 합송(合誦)해본다.

영덕해맞이조기축구회장 서남사 주지 철학박사 현담합장.

곡월 谷月

만 골짝 깊고 그윽한 시냇물 속에 萬壑幽深溪水閒

밤중의 은두꺼비가 스스로 뚜렷하다 銀蟾夜半自圑圑

덩굴풀 우거진 원숭이 우는 곳에 藤蘿縈絆猿啼處

한 줄기 맑은 빛이 영원히 차구나 一片淸光歷劫寒

영덕 해맞이 조기축구회원 명부

경요한 권순탁 권순학 권영민 권정훈 금동명 김관태 김광열 김규락 김동원 김명수 김범영 김상필 김신규 김영재 김주현 김진규 박경원 박국현 박기만 박기복 박명기 박재양 박창국 박혁만 박현규 박희택 배재현 신윤기 신종락 신창훈 안수원 엄덕화 여정규 오인배 우필윤 유성준 유영호 윤길호 이건호 이기풍 이상규 이상옥 이상우 이우상 이인호 이탁락 이현우 임정근 정병우 정영환 정해도 조창섭 조현두 차상수 차상진 차해영 최영섭 최철진 황대복 현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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