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이면 들려오는 큰스님의 법문에 대한 의문
백중이면 들려오는 큰스님의 법문에 대한 의문
  • 아미따 성주스님
  • 승인 2022.06.29 1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중에는 참회를 하자!

누구나 태어난 사람들은 반드시 죽게 되어 있다. 이것이 물질 현상계의 원리요 철칙이요 진리이다. 이것은 참 내(참나)가 아니고, 내가 전생에 지은 업 때문에 그 값을 받기 위해 이 세상에 올 적에 인연 있는 부모에게 얻어서 내가 쓰고 사용하고 생활하는 나의 몸뚱이지, 몸뚱어리 자체는 참 내(참나)가 아니다.”

백중이면 들려오는 큰스님의 법문이 떠오른다.

[경주 마하사 성주스님@사진=마하사 제공]
[전 경주 마하사 아미타 성주스님@사진=마하사 제공]

백중기도를 하면 참말로 선망 조상들이 지옥고를 벗어나고 내 업장이 소멸할까?

그렇다면 어떻게 벗어났는지 확인할 수도 없고 업장이 소멸되는지 어찌 아는가 말이다.

알 도리가 없다. 그것은 알려고 하는 게 아니라 깨달으면 된다고 우기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막연한 기복보다는 불교에서는 목련존자의 효심 어린 이야기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겠다.

불교에서는 우란분절이라 하여 우란분재(盂蘭盆齋)를 지내는 날을 명절화하고 있다.

불가(佛家)에서는 불제자 목련(目蓮)이 그 어머니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715일에 오미백과(五味百果)를 공양했다는 고사에 따라 우란분회(盂蘭盆會)를 열어 공양하는 풍속이 있다.

목련경(目連經)우란분경에 보면, 부처는 지금 살아 있는 부모나 7대의 죽은 부모를 위하여 자자(自咨: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하는 의식)를 끝내고 청정해진 스님들에게 밥 등의 음식과 5가지 과일, 향촉과 의복으로 공양하라고 하였다.

이는 신통력으로 자기 어머니가 아귀(餓鬼) 지옥에서 고통받는 모습을 본 목건련(目犍連)이 어머니의 구원을 부처에게 청원하여 비롯된 것이다.

이후 불가에서는 자자를 끝내는 날에 우란분재를 올리는 것이 전통이 되었는데, 중국에서는 양()나라 무제 때 동태사(東泰寺)에서 처음으로 우란분재를 지냈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불교가 융성했던 신라나 고려 때에는 일반인까지 참여했으나 조선시대 이후로 사찰에서만 행해지고 민간에서는 소멸하다시피 하고 있다.

불교의 백중은 먼저 자자의 시간이다.

자신의 잘못을 살펴보고 스스로 뉘우치는 참회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잘못을 참회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이를 널리 알리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음식을 나눠 먹는다는 의미가 공양을 올린다는 개념으로 바뀌어 더 많은 공양을 올리게 된 것은 아닐까?

목련존자는 신통력이 있어 지옥고를 겪는 어머니를 볼 수 있었지만 보통 사람들은 신통력이 없다는 데 있다.

그러면 누군가 신통력이 있는 분이 이를 대신 봐준다고 해도 이를 다 믿기는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면 백중기도라 해서 기복적인 내용으로 돈을 받고 기도를 올려주는 식의 행사보다는 백중기도의 참 의미를 알려주고 잘못에 대한 참회를 통하여 이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의 시간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과학적으로 규명될 수 없는 일들이 부지기수로 많지만 막연한 기복에 기대기보다는 현대에 맞게 그 의미가 재해석될 여지는 없는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불가에서뿐만 아니라 백중은 민간에서도 널리 알려진 행사였다. 음력 715일로 백종(百種중원(中元), 또는 망혼일(亡魂日), 우란분절(盂蘭盆節)이라고도 하는데, ‘중원은 도가(道家)의 말로, 도교에서는 천상(天上)의 선관(仙官)이 일 년에 세 번 인간의 선악을 살핀다고 하는데 그때를 ()’이라 한다.

115일을 상원(上元), 1015일을 하원(下元)이라고 하며 715일의 중원과 함께 삼원(三元)이라 하여 초제(醮祭)를 지내는 세시풍속이 있었다.

망혼일이라 하는 까닭은 이날 망친(亡親)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서 술·음식·과일을 차려놓고 천신(薦新)을 하는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보면 이제는 다 소멸하고 불가에서만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인데, 백중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라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대구광역시 동구 해동로 5길18 101/401
  • 대표전화 : 053-425-1112
  • 팩스 : 053-982-0541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정원 / 통불교신문 후원계좌 / 농협 : 302-1286-8089-61 : 예금주 : 통불교신문
  • 법인명 : 통불교신문
  • 제호 : 통불교신문
  • 등록번호 : 738-35-00577
  • 등록일 : 2018-03-30
  • 발행일 : 2018-03-30
  • 발행인 : 裵哲完
  • 편집인 : 박정원 l 사장 : 아미따 성주스님
  • 통불교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통불교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ongbulgyo@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