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세상이 꿈결 같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벌써 반백이 되어 있어요.
벌 나비 모여드는 꽃을 보고 아름답다. 한지가 어제인 것 같은데
저녁노을 보는 이 나이 되었는데 무슨 놈의 욕심이 그리도 많은지…….
저쪽에서 보면 다 부질없고 쓸데없는 물건들이건만
소중하고 귀하다고 움켜쥐고 끌어안고 있으니….
참 많이도 무겁겠소. 놓으시오. 버리시오.
말 많이 한 선인들의 말에는 일언반구도 않더니
소각장에 와보니 전부가 태울 것밖에 없구려.
나는 오늘도 긴 한숨에 방안 가득한 향 초가 떨어진다.
오후라 인생살이 한평생 흰 망아지 달리는 모습을 문틈으로 잠시 봅니다.
형제산 신흥사에서 금봉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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