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대자유인데, 스님은 절집에 감금됐네?…….
불교는 대자유인데, 스님은 절집에 감금됐네?…….
  • 금봉스님
  • 승인 2021.01.11 14: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힘주어 염불해보지만 그 소리는 절집 담장을 넘질 못하고
어렴풋이 밝아오는 새벽하늘은 텅 비어 있다.
[신흥사 풍경@사진=통불교신문]
[신흥사 풍경@사진=통불교신문]

목청 높여 염불한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절집살림이 말이 아니다.

절집을 지키는 스님들도 많이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토굴하나 짓고 나 홀로 수행하는 스님네들은 더할 나위 없이 춥고 배고프다.

산중에서 물만 먹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고 보면 코로나19가 미울 뿐이다.

그나마 진실한 불자 몇 있는 절에는 우리스님 굶어 죽을세라 공양미와 김치라도 한통 가져다준다.

하지만 나 홀로 종단 스님들은 참 많이도 딱하다.

빛내서 절 짓고, 이자도 제때 못 내어서 절집을 팔려고 내 놓았지만 누구하나 살려고 찾아오는 이 없다.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이제 다 내려놓고 큰 종단 사찰에 들어가서 수행이나 할까?

절이 온전히 스님소유도 아니요 신도들 소유도 아니다. 은행 소유라고 해야 맡는 말인 것 같다.

소문에 의하면 한마을 건너 매물로 나온 절집들 수두룩하단다.

바람만 휑하니 지나가는 절집! 이웃종교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비대면 집회를 한다지만 콘텐츠가 갖춰지지 않은 산중 사찰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

불교가 자꾸만 퇴색되어 간다는 느낌이 든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이 변화의 물길을 바꿀 수는 없다.

약삭빠르게 변화를 꽤하고 있는 곳도 알고 보면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대면에 익숙해진 탓에 비대면 은 아직은 요원하다.

혹자는 역설을 말한다. 이렇게 된 것은 다 자업자득이요. 탐욕이 빗어 낸 산물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본래자리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말한다.

스님들이 이렇게 어렵다고 말하는데 중생들의 삶은 또 얼마나 팍팍할까?

공업중생이고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코로나19의 광풍이 하루빨리 지나가기를 바랄뿐이다.

그러면서도 신도들이 걱정스럽다.

절집에 부처님께 올릴 공양물은 차치하고 때 꺼리가 없어도 신도들에게 말하기가 쉽지 않다.

힘주어 염불해보지만 그 소리는 절집 담장을 넘질 못하고 어렴풋이 밝아오는 새벽하늘은 텅 비어 있다.

자비하신 부처님이시여!

코로나19 빨리 물러가게 해주시고 모든 중생들이 다시 힘을 내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시길 기원합니다.

우리 불자님들 힘내시고 다시 절에 찾아와 불공드리고 이런 저런 예기 나누면서 살아가는 일상이 다시 찾아오기를 빕니다.

언제나 주어지던 일상이 이렇게 간절한 때가 언제 또 있었던가?

대자유인을 표방한 스님 네들!

절집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현실이 두렵다.

 

-김천 형제산하 신흥사 광운 금봉 합장-

[금봉스님@사진=통불교신문]
[금봉스님@사진=통불교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대구광역시 동구 해동로 5길18 101/401
  • 대표전화 : 053-425-1112
  • 팩스 : 053-982-0541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정원 / 통불교신문 후원계좌 / 농협 : 302-1286-8089-61 : 예금주 : 통불교신문
  • 법인명 : 통불교신문
  • 제호 : 통불교신문
  • 등록번호 : 738-35-00577
  • 등록일 : 2018-03-30
  • 발행일 : 2018-03-30
  • 발행인 : 裵哲完
  • 편집인 : 박정원 l 사장 : 아미따 성주스님
  • 통불교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통불교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ongbulgyo@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