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미륵신앙과 민속신앙의 습합(3)
불교의 미륵신앙과 민속신앙의 습합(3)
  • 장정태 박사
  • 승인 2021.01.0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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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불교 경전상에서 미륵사상

‘미륵’이라는 명칭은 범어로 마이트레야(Maitreya;미뜨라(Mitra)에서 유래된 말이다. 미뜨라는 ‘친구’라는 의미로 사용된 옛 인도의 신의 이름으로, 미뜨라로부터 파생된 명사에 ‘마이뜨리’, ‘마이뜨라’가 있는데 둘다 우정, 친절, 호의, 선의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인데 한자로 미륵이라고 음역하였고 그 뜻은 자씨, 곧 ‘자비로운 분’이라는 뜻이다.

현재 석가모니불의 후보불인 보처보살로서 욕계 제4천인 도솔타천에 있으며, 훗날 우리 인간계에 출현하여 성불하면 미륵불, 미륵존불 또는 미륵여래, 응공 등의 십호를 구족하여 세 번의 설법으로 모든 인연 있는 중생을 제도한다고 한다.

‘보처보살’이라 함은 곧 부처님의 후보라는 뜻이니, 대승불교 사상에서 보면 무량겁 전에 발심수행하여 보살의 십지공덕을 원만히 성취한, 최후로 성불할 지위인 ‘등각보살’을 가리켜 보처보살이라고 한다.

미륵은 석가모니불의 후보불인 보처보살로 현재 도솔천에 있다 즉 미륵은 한 번만 더 태어나면 부처의 뒤를 이어 부처가 되는 일생 보처보살이다 『일체지광명선인자심인연부식육경』에서는 미륵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가바리 브라만의 아들이 있어 이름을 미륵이라 하였다 신체는 금빛이고, 삼십이상, 팔십종호를 갖추어 은의 광명과 황금의 교실을 놓으면 백은산 과 같이 위엄스러운 광명이 헤아릴 수 없었다. 저지 나간 무량무반의 아승기겁 때에 승화 부라는 세계가 있었는데 그 부처님을 미륵이라 불렀다. 항상 자비로운 마음(慈心)과 사무 양심으로 일체를 교화하였다. 그 부처님은 자삼매광대비운이라는 경을 설하셨다 만일 사람이 이경을 듣게 되면 곧 백억만 겁의 생사의 죄를 초월하여 반드시 부처가 된다. 그때 그 나라에 일체지광명이라는 대바라문이 있었다. 총명하고 지혜가 많아서 모든 경을 많이 알며 세간의 기예 64가지를 능숙하게 모아 단련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셔서 『자삼매광대비해운경』을 설하여 세간 일체로써 저 부처님께 뜻을 의논하고 질문을 하면, 그 부처님께서 말하고 분별하여 굴하지 않는다는 것을 들었다. 곧 믿고 복종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여 말하기를 ‘내가 이제 부처님의 법 가운데에서 『자삼매광대비해운경』을 외워 갖겠나니 이 공덕으로써 원하옵건대 미래 산수겁을 지나서 반드시 성불하여 호를 미륵이라고 하게 하소서’ 라고 하였다 이에 집을 버리고 깊은 산에 들어갔다 그때 홍수가 나서 선인은 걸식할 수 없어 7일을 굶었다. 그때 산속에는 오백 마리의 힌 토끼가 있었다. 한 토끼 왕이 ‘지금이 선인은 부처님의 도를 위한 까닭에 많은 날을 먹지 못했으니 목숨이 머지않을 것이다. 장차 법의 깃대가 무너지고 법의 바다가 마를 것이니, 내가 이제 마땅히 위 없는 큰 법이 오래 머물게 하려고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겠다.’ 라고 하고 곧 모든 토끼에게 말하였다. ‘일체의 모든 행은 다 무상한 것인데 중생은 육신을 사랑하여 부질없이 태어나고 부질없이 죽어서 일찍이 법을 위하지 못하였으므로, 내가 이제 일체중생을 위하여 큰 교량을 지어 법이 오래도록 머물게 하기 위하여 법사를 공양하고자 한다.’고 하였다. 이때의 토끼 왕은 지금이나 석가모니이다. 새끼토끼는 지금 라훌라이다. 경을 독송하는 선인은 지금이 무리 중 바라문의 아들 미륵보살이다.”(『一切智光明仙人慈心因緣不食肉經』) 일체지광명이라는 바라문이 붓다의 『자삼매광대비운경』을 듣고 발심수행하고 성불하면 미륵이라 하겠다는 서원을 세웠다고 한다. 수행중인 미륵은 자비심으로 중생들의 고기를 먹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미륵의 몸에서 금빛이 나는 것은 미륵이 자비공덕을 닦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러 경전에서는 미륵보살이 석가모니보다 먼저 발심하였으나 석가모니가 더욱 열심히 정진하여 미륵보다 9겁 앞서 성불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륵보살소문본원경』에는 이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때 여광이라 이름하는 부처님이 계셨다. 미륵보살은 부기인(無生法人)을 얻었다. 보살은 네 가지 일 때문에 정각을 이루지 않는다. 무엇이 넷인가. 첫째 정국토, 둘째 호국토, 셋째 정일체 넷째 호일체이다. 미륵보살이 부처가 되고자 했을 때 이 네 가지 일 때문에 부처를 이루지 못했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본래 부처가 되고자 했을 때 역시 정국토, 정일체, 호국토, 호일체를 원했다. 미륵은 나보다 42겁 앞서 뜻을 내었고 나는 그 후에 도심을 내었지만, 이 현겁에 대 전진하여 아홉 겁을 초월하여 무상정진 의도인 최성각을 이루었다.”

이 기록에 의하면 미륵이 석가보다 42 겁이 나 먼저 보리심을 내었으면서도 정국토, 호국토, 정일체 호일체라는 사사 때문에 성불하지 않았다고 한다. 즉 미륵이 자비심을 실천하기 위해서 성불을 늦추었다는 것이다. 『증일아함경』에서는 미륵이 석가보다 삼십 겁을 먼저 성불할 수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지금 아난아 이 뜻을 세워 팔대인념을 사유해야 한다 무엇이 여덟인가 이 법은 정진하는 자의 행이요, 게으른 자의 소행이 아니다. 왜냐하면, 미륵보살은 마땅히 나보다 삼십 겁을 앞서 무상정등각을 이룰 수 있었지만, 나는 정진하는 힘으로 삼십 겁을 뛰어넘어 부처가 되었다.”

[미륵신앙@사진=한국민속불교학회 제공]
[미륵신앙@사진=한국민속불교학회 제공]

민간신앙 가운데 구체적으로 미륵의 형상을 하지 않는 자연석을 그대로 미륵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돌이 가지고 있는 풍요성과 성스러운 관념 때문에 다산의 기원 등 다양한 의미에서 거석이 신앙의 대상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돌과 농경문화의 관계는 지석묘와 난생 설화 등 거석문화의 전통을 이은 것이다.

미륵신앙이 발생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인도에서 부터이다. 즉 석가의 몰후 3백년 정도는 일반의 불교에 대한 신앙은 석가에 집중되어 있어 다른 불을 신앙한다던가 할 그런 여지가 없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축법호가 최초의 미륵경전인 미륵성불경을 한역한 때가 기원후 300년대에 처음인 고로 미륵신앙은 적어도 기원전 2세기경에서 기원후 2세기경 사이에 대승불교인들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 보여진다.

미륵불 신앙은 처음 인도에서 성립하여 서역지방을 거쳐 중국에 전개되었다가 다시 불법의 동점과 함께 이 땅에 건너 들어와 삼국시대로부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전해오고 있으며 특히 미륵신앙은 우리나라에 들어와 독자적으로 중국과는 다른 양상을 이루며 발전 전개되어 왔던 것이다.

미륵은 보통 불가의 조석의 예불의범에서는 자씨미륵존불이라고 경칭된다. 이 존칭에는 반드시 당래하생이라는 관형사가 선행하고 있다. 자씨란 자심을 뜻하고 있다. 미륵에 대한 기록은 초기경전 곳곳에 보이고 있다. “숫타니빠타” “현우경” “대본경”등에 밝혀져 있다.

지나간 먼 세상에 담마유지라는 전륜성왕이 있었다. 그 속국으로는 바세기라는 작은나라 왕은 담마유지에게 조공을 바치지 않고 조회도 하지 않으므로 담마유지왕은 크게 노하여 정벌하러 갔다. 그때 바세기국에서는 불사여래(弗沙如來)라는 부처가 출현하여 여러 제자들을 데리고 교화하고 계셨다. 바세기왕은 부처와 그 제자들을 받들어 공양하므로 대왕을 섬기는 예절을 차리지 못함을 사과하자 담마유지왕은 부처가 어떤 분인가 알고자 불사여래계신 곳을 찾아갔다. 그때 부처님은 어떤 분인가 알고자 한 비구가 정에 들어 금빛 광명이 큰 불이 타는 듯하였다. 담마유지왕은 부처님을 찾아 뵙고 “그 비구는 무슨 인연으로 금빛광명이 납니까?”하고 묻자 부처님은 “그 비구는 자심삼매에 든 까닭이다. 왕이 이 나라의 백성을 살해하고자 하므로 그를 불쌍히 여기어 자심삼매에 든 것이니라”고 하자 왕은 크게 기뻐하여 자기도 자심삼매를 닦아 익히기를 발원하고 정벌하기를 그만두고 부처님을 그 나라로 모셔갔다. 그후 왕은 자심삼매를 닦아 성취하여 자씨라는 명호를 얻은 뒤에 보살로 있거나 또 성불하여서도 미륵불이라고 일컫는다. 즉 미륵이라는 명칭은 과거의 여러겁전에 수행했던 사람이 자비를 실천하여 자인을 오래도록 훈습한 인연으로 그 덕성을 들어 자씨라고 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미륵신앙은 붓다사후 4백년 경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 신앙은 대체로 도솔왕생신앙과 미래신앙인데 여기에서 다시 점검하면 자비, 복덕, 신앙, 평화사상, 지상천국, 십선도사상의 육종으로 분류된다.

부처의 정법시대로부터 상법을 거쳐 말법시대에 이르면 법이 쇠잔하고 오탁악세가 될 것이다. 이때 도솔천에서 법을 설하고 있는 미륵보상이다. 석가멸후 56억 7천만년세 하늘에서 우리들이 사는 염부제인 지상에 내려와 탁생하여 이윽고 부처가 되어 용화수하에서 세번에 걸쳐 인연 있는 사람들에게 설법을 행하게 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미륵을 믿고 수행하는 선근을 쌓아서 용화삼회의 설법에 참가하여 구원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미륵신앙이다.

미륵신앙 혹은 미륵사상이라는 것은 그 핵심을 파악할려면 반드시 인간이 시간을 인식하는 구조의 보편성속에서 규명되어야 하는 것이다.

미륵은 “미래불”이며 여기 “미래”라 함은 “아직 오지않은” 이라는 시간성(temporality)의 인식이 개재됨으로써만 가능한 개념이다. 미래에 중생들의 삶속으로 다가올것을 말하였다. 이와같이 미래불의 인도에서 탄생할 수 있었던 역사적 배경으로 과거에 많은 부처가 출현하였듯이 미래에도 많은 부처가 출현해야만 한다. 과거에 가능했던 사실은 미래에도 똑같이 가능성과 확실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륵불을은 우정의 부처, 대망의 부처, 혁명의 부처로 인식하기도 한다.

이런 미륵신앙은 상생신앙과 하생신앙으로 나누어진다. 하생경에는 미륵이 하생하는 시기를 말법시대와 연결하여 설정하고 있는 점에서 미륵신앙은 말법사상의 위기와 결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처님의 교법이 이 땅에 전래되면서 그 핵심이라 할 자비의 가르침이 함께 전해졌다고 생각된다. 이런 부처님의 자비가 특별히 강조되어 있는 미륵교설도 불교전래와 동시에 들어 왔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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