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법에 참가하여 구원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미륵신앙이다.
미륵보살은 석가멸후 56억 7천만년 세에 도솔천의 수명이 다할 때, 하늘에서 우리들이 사는 염부제인 지상에 내려와 탁생(죄악세상에 인간의 몸을 입고 내려와서라는 뜻임)하여 이윽고 부처가 되어 용화수 밑에서 세 번에 걸쳐 인연 있는 사람들에게 설법을 행하게 된다고 한다(미륵의 삼회설법이라는 뜻). 사람들은 미륵을 믿고 수행하는 선근을 쌓아서 용화삼회의 설법에 참가하여 구원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미륵신앙이다.
미륵신앙은 불멸후(석가모니 사후) 사백년경부터 유행되었다. 그 신앙은 대체로 도솔왕생(천국에 환생 내지 부활)신앙과 미래신앙인데 여기에서 다시 점검하면 자비, 복덕, 신앙, 평화사상, 지상천국, 십선도사상의 육종으로 분류된다.
‘미륵’이라는 명칭은 범어로 마이트레야(Maitreya)인데 한자로 미륵(彌勒)이라고 음역(音譯)하였고 그 뜻은 자씨(慈氏, 자비보살), 곧 ‘자비로운 분’이라는 뜻이다.
현재 석가모니불의 후보부처인 보처보살(補處菩薩, 주불 옆의 사이드부처)로서 욕계 제4천인 도솔타천에 있으며, 훗날 우리 인간계에 출현하여 성불하면 미륵불, 미륵존불 또는 미륵여래, 응공(應供) 등등의 여래십호에 말하는 능력을 구족(具足, 갖춘)하여 세 번의 설법으로 모든 인연 있는 중생을 제도(살린다는 뜻)한다고 한다.
‘보처보살’이라 함은 곧 부처님의 후보라는 뜻이니, 대승불교 사상에서 보면 무량겁 전에 발심수행하여 보살의 십지공덕을 원만히 성취한, 최후로 성불할 지위인 ‘등각보살(等覺菩薩)’을 가리켜 보처보살이라고 한다.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미륵신앙은 그 수용에 있어서 비록 선후의 차이는 있었지만 처음에는 중국불교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구려에 미륵신앙은 현존하는 자료의 빈곤으로 정확한 것을 알 수 없다. 다만, 중국으로부터 불교가 공전(공식적으로 전해질)될 무렵인 372년경 미륵신앙도 함께 전해졌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뿐이다.
삼국시대를 지나 조선사회에 있어 미륵신앙은 일찍이 고려시대부 민중이 신앙화하기 시작하였으나 조선조에 이르면 더욱 민중적 속성을 지니게 되어 억압받고 고통 받는 민중의 입장에 서서 이상세계의 도래를 기원하면서 당래불(지금 이 시대에 나타날 미래불)로서의 미륵신앙이 민중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미륵신앙을 만난 서민은 그들의 방식 그대로 미륵을 받아들인다. 돌 무더기, 큰 바위, 형체를 알 수 없는 석물에도 미륵을 투영시키며 신앙하게 된다. 56억 7천만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 이 순간 미륵을 만나기를 희망했다. 운주사에 와불은 일어날 것을 희망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