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와 민간신앙의 습합현상(5)
한국불교와 민간신앙의 습합현상(5)
  • 장정태 박사
  • 승인 2020.09.2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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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혼합현상의 원인과 배경

기독교, 불교의 입장에서 민간신앙과 혼합을 연구하는 기독교 민속학, 민속 불교학이 한국 사회에 존재할 수 있는 것도 한국종교의 특이성이 혼합과 병행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풍수를 통해 조상의 묫자리를 선택하고 각종 등산모임에서 산신제를 지내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 사회 풍습이면 윤리처럼 되었다. 민간신앙은 한국인에 있어 종교현상 체험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오래전부터 전승되어 온 살아있는 신앙체계로서의 민간신앙은 고등종교라고 하는 불교나 유교, 그리고 기독교에 많은 영향을 끼쳐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 종교현상의 특징으로 모든 종교의 민속신앙화를 말하며 이런 현상에 대한 평가를 긍정 또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인의 사상은 비빔밥 철학이라고 한다. 즉 한국사상의 맨 밑바닥에는 토속신앙(土俗信仰)인 민간신앙이 있으며, 그 위에 일천 년 역사를 가진 불교 신앙이 얹혀있고, 그 위에 유교, 기독교 신앙과 서구사상이 곁들여 있다. 불교와 민간신앙 간의 습합현상은 비단 불교뿐 아니라 기독교계 일부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무교에 대한 이해 없이 기독교 신앙을 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한국인의 종교적 심성이라 할 수 있는 민간신앙은 대단히 무서운 힘을 지니고 있어서 모든 종교와 사상을 변질시켜 버린다. 한국의 민간신앙은 외래종교를 배척하지 않고 오히려 저항 없이 받아들인다.

그 후에는 외래의 것을 표면에 내 세우고 자신은 내면으로 숨어버리는 특징을 기니고 있다.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언제까지나 소멸하지 않고 내면에 살아있어 결국은 외래종교를 무속화 한다. 고등종교를 표방하는 종교집단들이 하위신앙으로 분류하는 민간신앙에 흡수되어 자신들의 고유신앙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거나 왜곡되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것이다.

윤이흠은 다종교 사회 속의 한국 종교현상을 한국인은 인간관계에서는 유교적이며, 인생관은 불교적이며, 행동철학은 기독교적 사랑이며, 운명관은 무속적이다.”라고 한국인의 내면생활에서의 가치복합을 설명하고 있다.

이때 전혀 이질적인 종교사상 전통의 요인들을 무궤도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고, 수용자의 정신적 욕구의 성격에 맞는 요인들을 그 욕구의 맥락에 따라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는 현대종교의 시조라 할 수 있는 막스 뮐러(Max MÜller, 1823-1900)종교학 개론(Introduction to the Science of religion, 1873)에서의 하나만 아는 자는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주장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순수순결주의 사상은 독창적인 종교이념은 존재할 수 없으며, 하나의 종교사상이 다른 종교 사상들을 만나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창조되는 일종의 문화변용(cultural acculturation)이자 문화융합(cultural meta-morphosis)현상이다.

이것은 문화적 지배소(cultural dominant)에 의해 타율적으로 이루어질 때도 있지만 문화소들 간의 상호분유(cultural partici-pation)와 공존의 필요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자가 주로 위로부터의 습합이라면, 후자는 아래로부터의 혼합이다.

전자가 대개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통합원리로서 작용하는 문화소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후자는 사상ㆍ종교ㆍ예술ㆍ민속 같은 비정치적 문화소에 의해 이루어진다. 물론 양자가 함께 작용하여 중층적ㆍ복합적 혼합을 이루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세상에 실재하고 있었던 과거의 종교든 지금 실재하고 있는 종교를 막론하고, 든 종교 가운데 백지상태(tabularasa)에서와 같이 깨끗한 고유의 종교는 실재하지 않는다. 말로는 그런 종교가 실재할는지 모르겠으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단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혼합현상을 기독교 측에서는 새벽기도, 산기도, 제사에서 찾을 수 있다.

기도원, 수련원 등이 주로 산에 있다. 특히 서울 종로구 평창동 문수봉을 중심으로 하는 개신교 목사, 전도사들의 기도행렬은 우리 전통적 산악숭배 신앙을 받아들인 것이다.

제사의 경우 진설이 아니고 추도식, 추모예배 형식을 변질하였다. 위패를 설치 시 신위란 문구를 삭제한다. 천주교에서 망자를 떠나보내며 자신이 다니던 성당을 찾는 의식은 마지막으로 교우들과 작별의 의미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노제에서 망자의 추억이 담긴 곳을 찾는 것과 유사하다. 지금까지의 예시는 일부 행위에 불과하거나 혹은 서양의 경우 교회소유 공원묘지에 안장되고 있으므로 성당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마을 수호신 장승@사진=한국민속불교학회 제공]
[마을 수호신 장승@사진=한국민속불교학회 제공]

우리의 경우 선산, 납골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므로 성당을 찾는 것이 번거로운 의식일 수 있다. 그런데도 성당을 찾는 것은 노제의 변형이다.

다수의 종교가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절충적 변형을 보이는 것과 같이 불교에서도 민간신앙과 불교가 만나 새로운 민속불교(불교민속)를 만드는 절충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 고래의 전통적 민간신앙은 세월에 흐름에 따라 비록 제반 양상은 바뀌어 갈망정 아직도 속신으로 민간 저변에 깔린 요인은, 이러한 사상이 바로 한국문화의 지핵을 형성하고, 한국문화의 심층에서 여전히 그 에너지를 발휘하고 있으며, 우리들의 행동 양식을 결정할 가치체계와 세계관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민간신앙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히 유, , 도교와 혼합된 양상을 보이게 된다. 우리는 항상 문학을 생활의 반영이니, 생활 체험의 기록이니, 심상의 반영이니 하여 문학을 통하여 그 시대의 제반 상황을 엿보게 된다. 이를테면 작자의 사상, 감정이라든가, 사회적 배경 및 그 민족의 사상적, 종교적 배경 등을 작품을 통해 이해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자연히 이러한 작품을 통하여 우리의 민간신앙을 아울러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동양에서는 일찍 부터 문학과 역사, 철학을 하나로 보는 관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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