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1호 미륵사지 석탑이 20년 만에 그 위용을 드러냈다. 전라북도는 4월 30일 익산 미륵사지 현장에서 ‘석탑 보수정비 준공식’을 개최했다.
문화재청·전라북도·익산시 주최로 열린 준공식에는 정재숙 문화재청장, 송하진 전라북도지사, 월주 스님, 지역 국회의원, 불교계, 도민 등 600여명이 참석하여 준공식과 더불어 기념법회를 열고 석탑 준공을 축하했다.
이번 행사는 식전공연으로 익산시립무용단의 무용극 ‘찬란한 빛이여’를, 본행사로 ‘석탑 가림막 제막식’을 진행했고, 부대행사인 기념법회는 전라북도와 금산사가 주관하여 추진했다.
백제 무왕(재위 600∼641) 때 창건한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이 20년에 걸친 보수 공사를 마치고 준공됐다.
현존하는 국내 최고(最古)·최대(最大) 석탑인 미륵사지 석탑은 부재 1천627개를 짜 맞춰 새롭게 완성했다. 높이는 14.5m, 폭은 12.5m, 무게는 약 1천830t이다. 탑 위에 돌을 하나 더 얹으면서 종전보다 30㎝ 높아졌다.
미술사적으로 목탑에서 석탑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석탑은 서쪽 금당(金堂)터 앞에 세운 서탑이다. 백제가 왕실 안녕과 중생 불도(佛道)를 기원하며 조성한 미륵사는 금당과 탑이 각각 세 개인 삼원식(三院式) 사찰로, 중앙에는 목탑을 두고 서쪽과 동쪽에 석탑을 건립했다.
미륵사지 석탑은 조선시대 신증동국여지승람, 문신 소세양의 문집인 양곡집(陽谷集), 조선 후기에 편찬한 기행문 와유록(臥遊錄)에도 등장한다.
영조 32년(1756)에 간행한 익산 읍지인 금마지(金馬志)는 미륵사지 석탑에 대해 "높이가 10여장(丈)이며, 동방에서 가장 높은 석탑으로 속설에 전한다"며 "벼락 친 곳 서쪽 반은 퇴락했다. 흔들렸음에도 큰 탑은 그 후 더 이상 무너지지 않았다"고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