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과 불교의 원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맞닿아있다
미국 최고의 정신분석학자와 불교학자 8명이 각자의 방식으로 정신분석과 불교심리학의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정신분석과 불교심리학은 많은 태생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고통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킨다’는 하나의 목표를 지향한다. 이 책은 동양과 서양을 관통하는 최고의 심리학적 논의와 지식을 담아 두 영역이 서로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풀어낸다.
프로이트와 붓다로 대표되는 정신분석학과 불교심리학은 종교와 학문의 영역을 넘어 마음의 문제와 고통에 관해 실제적이고 공통된 해답을 준다. 자유연상, 무의식, 전이, 꿈의 해석 등 정신분석 개념과 덧없음, 무아, 명상 같은 불교 심리학 개념 사이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이 책은 두 영역의 예기치 못한 연대와 인간을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강력한 심리학 도구의 접점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저자들은 불교와 정신분석에 대한 자신들의 폭넓은 경험, 생각, 느낌들을 서술함으로써 독자들이 두 분야의 핵심적인 특징들을 세밀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 책의 저자들이 반복해서 언급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로 특히 웨버의 글에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불교가 ‘직접 경험’을 강조하는 반면, 정신분석은 ‘이해’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정신분석이 점점 느낌과 경험에 눈을 돌리게 되면서 우리는 정신분석이 여전히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새삼 분명히 깨닫는다. 불교 역시 명상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갖는 복잡성, 특히 그 안에서 두 사람이 주고받는 전이, 경계의 파괴 등 배울 점이 많다.”
미국 최고의 정신분석가들은 왜 명상을 시작했나?
미국의 정신분석학자들은 왜 명상, 불교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을까? 사실 서구에 명상 붐이 인 것은 꽤 오래전부터다. 명상은 이제 정신건강 분야뿐만 아니라 의학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두 영역은 마음의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마음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면 자연스레 마음을 알아차리게 되고 집착이 얼마나 큰 장애를 일으키는지를 깨닫게 된다. 불교 또한 정신분석의 강력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신분석과 불교의 원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맞닿아있다.
프로이트와 붓다는 어떻게 서로를 풍요롭게 하는가?
불교와 정신분석 간의 대화는 이전보다 활발하게 진행되는 추세다. 그리고 이 대화는 박제된 이론에 머물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통섭하고 직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실제적이고 뜨거운 쟁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프로이트의 의자와 붓다의 방석』은 이러한 통섭에 중심축이 될 만한 핵심적인 내용과 논쟁거리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정신분석과 불교심리학의 교차점과 갈림길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나침반과 같다. 그리고 단순히 정신분석과 불교의 방법론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근원적인 분석과 변화를 추구한다. 이 책은 현재 진행 중인 정신분석과 불교 사이의 대화를 풍요롭게 하고 의미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귀중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배성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