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옹왕사 인연처-8 / 천성산 원효암
나옹왕사 인연처-8 / 천성산 원효암
  • 이철순
  • 승인 2020.02.2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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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암(元曉庵)
나옹왕사께서 무학대사에게 불자(拂子)를 전해준 사찰

원효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에 속하는 내원사(內院寺)의 부속암자로 전통사찰 제76호로 지정되어 있다.
원효암은 646년(선덕여왕 15)에 원효(元曉)가 창건했으며, 1905년에 효은(曉隱)이 중창했다고 한다.

이곳 양산 천성산에 있는 원효암은 전국에 있는 10여 개의 원효암이라는 이름의 암자 가운데 가장 으뜸으로 꼽힌다. 원효암은 원효를 비롯한 많은 고승들이 머물면서 수행했던 유서 깊은 사찰이다. 이곳에는 원효가 중국에서 화엄교학(華嚴敎學)을 배우러 온 1,000명의 수행자들을 가르쳐 도를 깨치게 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현재 원효암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는 중심 법당을 비롯하여 미륵전·산령각·범종각 등이 있다. 중심 법당은 공포가 없이 둥글게 깎은 도리를 얹은 굴도리식으로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하고 소박하다.

좌·우 퇴칸은 심우실(尋牛室) 등 생활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어칸과 좌·우 협칸 3칸은 예배 공간으로 석조약사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다. 이 불상은 근래에 발견된 불상조성기에 의해 1648년(인조 26)에 조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범종을 안치했으며, 종명(鐘銘)은 경봉(鏡峯)이 썼다. 법당 동편의 석벽에는 마애아미타삼존불이 새겨져 있다. 마애아미타삼존불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431호로 지정되어 있다.

원효암은 마애아미타삼존불과 석조약사여래좌상을 통해 이 지역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아미타신앙과 약사신앙을 이해할 수 있는 유적이다. 원효암이 위치한 곳은 바위가 주위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청명한 날에는 바다는 물론 멀리 대마도까지 보이는 천혜의 경관을 간직하고 있는 도량이다.

<답사 노트>
※원효암 가는 길은 이번에 두 갈래 길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나의 길은 등산인데, 양산시에서 상북면 방향으로 가서 오른편에 있는 홍룡사로 들어가는 도로를 따라 가다 갈림길에서 천성산(千聖山,922m) 정상 방향으로 향해 가는 길이다. 또 하나의 길은 통신시설과 군부대에서 군사시설용으로 천성산 주차장까지 닦아 놓은 길이다.
나옹스님 수도도량인 천성산 원효암을 가기 위해 영덕에서 일찍 출발하였다. 얼마 전에 개통된 포항 남I.C에서 울산 고속도로로 향하여 가니 도로도 막히지 않고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

원효암으로 설정한 네비게이션에 의지하여 가는데 등산길을 안내해 주었다. 다시 돌아서 천성산 아래의 도로 쪽으로 가니 원효암 가는 8㎞의 이정표가 보여 천천히 천성산 길을 차로 몰아 올라갔다. 토요일이고 단풍철이라서 차들이 많이 올라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른 시간이라 차들이 보이지 않고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주차장에서 차를 세워 놓고 약 200m 정도 걸어서 도량에 들어섰다. 경내가 조용하다. 원효암의 내력을 다시 읽어보고 법당에 들어가서 부처님께 참배 후 도량을 살펴보고 법당 앞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안개가 아직 남아 있어 시야가 밝지 않았다.

이 원효암 도량에서 나옹왕사께서는 정진하시던 중 무학대사에게 불자(拂子)를 전해 주었다고 한다. 그때를 회상하면서 메모하여 간 나옹왕사의 게송을 송(誦)하였다.

무학(無學)

억겁토록 분명하여 허공 같은데
무엇하러 만 리에 밝은 스승 찾는가
제 집의 보물도 찾기가 어려운데
골수를 얻어 가사를 전하는 것, 가지 위의 가지다


무학(無學)을 보내면서


주머니 속에 별천지 있음을 이미 믿었거니
어디로 가든지 마음대로 삼현(三玄)을 쓰라
어떤 이가 그대에게 참방하는 뜻을 묻거든
코빼기를 때려 부수고 다시는 말하지 말라


원효암에서 나오면서 천성산 주차장에서 천성산 억새밭을 보았다. 여기 원효암이 위치한 천성산은 ‘1,000명의 대중이 득도하여 성인(聖人)이 되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원효스님은 중국 당나라에서 신라까지 원효대사를 찾아온 대중들에게 화엄경을 가르쳤다. 산 정상의 사자봉에 방석 모양의 바위가 있다는데 이곳 일대를 화엄벌이라 부른다. 다음에 조용할 때 한 번 찾기로 하고 하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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