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암, 소욕지족(少欲知足)하면 그야말로 세상 편한 곳
정토암, 소욕지족(少欲知足)하면 그야말로 세상 편한 곳
  • 김용길 기자
  • 승인 2019.10.09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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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도 가진 게 많은 일승스님이 정토암에 사는 이유
연속극 속에 나오는 비담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

경주 하면 보문단지를 떠올린다. 잔잔한 보문단지를 끼고 돌면 신라를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명활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보문호에서 명활산성 쪽으로 300m 올라가면 정토암이 나온다. 옛날 산성이 있던 자리여서 그런지 천년요새이다.

[정토암 가는 길@통불교신문]
[정토암 가는 길@통불교신문]

보문호에서 불과 300m 올라왔을 뿐인데 깊은 산속에 밀림처럼 우거진 나무들에 둘러싸여 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일조량이 부족하다. 그야말로 자연속의 그림 같은 암자가 정토암이다. 그 속에 은은하게 불경소리가 들려온다면 여기가 바로 정토임을 느끼게 된다.

정토암은 명활산성 올라가는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산성지구로 지정되어 아무것도 손을 델 수 없는 형편이고 보면 오히려 손대지 않은 그 모습이 더 정감 있게 다가온다.

[산속에 묻힌 정토암@통불교신문]
[산속에 묻힌 정토암@통불교신문]

정토암에는 일승스님이 주석하며 세상과 조금 떨어져 정토를 꿈꾸고 있다. 일승스님은 정토암은 말 그대로 정토이다. 소욕지족(少欲知足)하면 그야말로 세상 편한 곳이 정토암이라고 했다.

소유와 소비 지향적인 삶의 방식에서 존재 지향적인 생활 태도로 바꾸면 그곳이 바로 정토요 부처님의 땅이라고 말했다.

[정토암 주지 일승스님@통불교신문]
[정토암 주지 일승스님@통불교신문]

명활산성에 올라가면 보문호수가 펼쳐져있고 산성을 복원한다고 여기저기 복구현장에 돌들이 늘 부러져 있다.

명활산성은 경주시에 있는 삼국시대 신라 시대에 축조되어 수도를 방어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사적 제47호로 지정되어있으며, 정확한 축성연대는 알 수 없으나 405(실성왕 4) 4월에 왜병이 명활성을 공격하였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으로 미루어 보면 그 이전에 축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축성방식 역시 다듬지 않은 돌을 사용하는 신라 초기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명활산성 비석@통불교신문]
[명활산성 비석@통불교신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주역사유적지구는 5곳 중 산성지구의 명활성이다. 경주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산성으로 옛 신라에 있어서는 중요한 성이었음을 말해준다.

명활성에서 일어난 가장 큰 사건으로 '비담의 난'을 꼽을 수 있다. 비담은 TV 드라마 선덕여왕을 통해 존재감을 알린 인물이다. 비담은 선덕여왕 14(645)에 화백회의 수장인 상대등에 올랐으며, 647년에 선덕여왕을 폐하고 스스로 왕위에 오르고자 반란을 일으켰다가 10일 만에 진압당해 구족이 멸문되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있다.

반란을 일으킨 비담은 명활성에 웅거하고, 김유신이 지휘하는 왕군과 공방을 벌였다고 한다.

김유신은 난을 진압하고 비담을 잡아 구족을 멸했다. 비담의 난 이후 왕권을 견제하려던 귀족 세력은 점차 후퇴하고, 김춘추가 무열왕으로 등극하면서 강력한 신라는 중앙집권체제를 성립했다.

[정토암 산신각 가는길@통불교신문]
[정토암 산신각 가는길@통불교신문]

정토암의 사부대중은 일승스님과 공양주 보살님, 멍멍이 두 마리가 전부다. 가끔씩 멧돼지나 고라니가 다녀가고, 구름이 걸리는 날이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그러다 신도님들이 찾아오기라도 하면 그날이 사람 구경하는 날이란다. 없어도 가진 게 많은 일승스님이 정토암에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 일승스님의 미소@통불교신문]
[ 일승스님의 미소@통불교신문]

정토암에 가면 천년고도 신라를 만나볼 수 있고 연속극 속에 나오는 비담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 옛날 신라를 지키기 위하여 성을 쌓은 요새였지만 지금은 기도하기 딱 좋은 요새다.

이곳에 다니는 신도님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바람에 상수리나무가 자지러진다.

 

[법회문의] 경상북도 경주시 경감로 322-33 정토암 / 전화 054)745-1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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