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내남면 마하사를 찾아서...!
경주 내남면 마하사를 찾아서...!
  • 차해덕 기자
  • 승인 2019.09.0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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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놔둬라!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

곳곳이 부처님, 일마다 불공이라. 이는 원불교의 교리에 나오는 말인데, 불교적 삶의 태도를 적실하게 표현하고 있는 대표적 교의의 하나이다.

처처불상의 의미는 일체 만유를 다 부처의 화현으로 대하자는 것이다. 가는 곳 마다 부처님이요, 하는 일 마다 불공이라는 이 말은 우주만물이 모두 진리이고 모든 사람이 부처님이므로 나와 남을 부처님처럼 섬기고 일상생활 모든 행위도 불공을 드리는 정성과 마음으로 하라는 뜻으로 이해되어 전통불교가 가지는 수행관과도 맥락이 통한다고 한다.

[경부 마하사 석탑 @ 통불교신문]
[경부 마하사 석탑 @ 통불교신문]

경주 내남면 화곡리 산53 호암산 자락에 가면 모든 것이 부처님으로 보인다. 산과 계곡, 나무와 돌, 그리고 그 속에 마하사(주지 성주스님)가 자리 잡고 있다. 촉촉이 비가 내리는 산사는 말이 없다.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 비를 피하지 못한 새소리가 자연의 소리 원음 그대로다.

[마하사 계곡 @ 통불교신문]
[마하사 계곡 @ 통불교신문]

마하사 사찰 옆으로 맑은 물이 흐르는 소리는 때에 맞춰 부르는 가을의 노래다. 산의 울림은 그렇게 조용한 사찰 주변을 떠다니고 있다. 낙숫물 소리가 정겹다. 흐르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우리가 분별해 놓은 시간도 흘러간다.

[마하사 입구 @ 통불교신문]
[마하사 입구 @ 통불교신문]

천연의 숲이 우거진 입구를 지나 경내를 천천히 돌아보았다. 비를 맞아서 그런지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가끔씩 피어나는 운무는 한 폭의 동양화를 선물하듯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나뭇잎들은 아직 푸르다. 무더운 여름을 지내면서 그늘을 주고 신선한 공기를 주는 자비로운 나무는 절을 지키는 마하사 주지 성주스님의 미소를 닮아있다. 스님과 나눈 잠깐의 대화를 통해 느낀 것이다. 그 내용을 전하다. -편집자 주

가만 놔둬라!

[마하사 도량@통불교신문]
[마하사 도량@통불교신문]

성주스님은 대자유를 만끽하고 사시는 분인 것 같다. “산은 산으로 존재해야 하고, 나무는 나무로, 돌은 돌로, 물은 물로 존재하도록 해야 한다. 이곳 마하사에 온 것도 다 인연이고, 욕심만 내려놓으면 그곳이 살만한 곳이 된다고 한다. 이곳 마하사도 편리함을 좇아 손을 대다보니 도량이 형성되었다며 가만 놔두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바위가 좋아 앉아 명상에 잠기다 보니 기도처로 변하더라고 말한다. 그곳에 부처님형상을 모시니 법당이요. 아름다운 산이 둘러싸고 있어 별다른 장엄은 필요치 않다고 했다.

[마하사 전경@통불교신문]
[마하사 전경@통불교신문]

마하사가 자리 잡은 곳은 호암산자락이다. 경주시 내남면 일대를 형성하고 있는 용맥의 근본을 살펴보면 낙동정맥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단석산에서 동남쪽으로 길게 뻗어 내리다가 서북쪽으로 다시 돈기하면서 솟아올라 호암산을 기봉함으로 낙동정맥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단석산이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호암산은 소조산에 해당한다. 소조산은 주산을 말하는데 대체로 기이하고 수려하여 큰 장막을 벌린 듯하고 하늘을 뚫을 듯 한 목성.금성. 하늘에 넘칠듯한 수성, 화성, 토성 등의 용격이 있으며 길한 혈을 결지한다. 따라서 소조산인 호암산의 모양은 첨원방정(尖圓方正), 끝이 뾰족하고 둥글면서 반듯하여 길지로 소문난 곳이다. 그리하여 이 호암산 자락에 인물이 많이 나며 마하사를 찾는 불자님들은 호암산 마하사 산신각에 들러 기도하면 자식들이 잘된다고 믿어오고 있다.

[마하사 산신각@통불교신문]
[마하사 산신각@통불교신문]

특히 마하사 산신각에는 산신할아버지를 모시고 있는데 그 옆에 둥근 돌이 두 개가 놓여있다.

이 돌은 호암산 산신할아버지와 산신할머니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 산신할아버지 할머니께 치성을 드리면 자식들이 시험합격, 승진하고, 병고에 시달리는 분들은 씻은 듯이 낫는다고 예로부터 구전되어 오면서 오늘날까지도 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산신각 산신할아버지와 할머니@통불교신문]
[산신각 산신할아버지와 할머니@통불교신문]

마하사 앞을 보면 성부산이 아득하게 보인다.

경주 남쪽에 있는 성부산은 별이 떠 있는 것 같은 구체적인 사건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성부산이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한다. 삼국유사1 태종춘추공조(太宗春秋公條)동국여지승람21권 경주부에 실려 전해지고 있다.

신라 때 경주에 사는 어떤 사람이 벼슬을 얻으려고 그 아들을 시켜 횃불을 만들어 밤에 도림 남쪽에 있는 산에 올라가서 쳐들게 하였다.

그날 밤 서울 성내 사람들이 이상한별이 나타났다고 떠들었다. 왕이 듣고서 재난이 일어날까 근심스럽고 두려워 그 별을 없앨 사람을 공모했다. 횃불을 들어 올리게 했던 그 아버지가 응모하려 했다.

그런데 일관(日官)이 왕에게 아뢰기를 이것은 큰 변괴가 아니라 단지 어느 한 집의 아들이 죽고 아버지가 울게 될 징조일 뿐이라고 하여 마침내 사람 공모하는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날 밤 그 아들은 산에서 내려오다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다.

삼국유사에는 신라군이 백제의 잔적을 추격하기 위해 한산성에 진을 치고 있는데 고구려와 말갈 군사들이 공격하여 포위하기를 한 달이 넘도록 하여 매우 위태로운 상태라는 소식을 듣고 왕이 대책을 논의하자 김유신(金庾信)이 신술(神術)로나 구원할 수 있을 뿐이라면서 성부산에다 단을 세우고 신술을 베풀었다.

갑자기 큰 독만 한 광채가 단 위로부터 나타나더니 별이 날듯 북쪽을 향해 날아가 적의 무기를 죄다 부숴 버리자 적군은 놀라 달아나고 신라군은 돌아왔다고 한다.

[마하사 전경 @ 통불교신문]
[마하사 전경 @ 통불교신문]

이 이야기는 인간 사회가 천체의 운행과 일치한다고 믿고 있던 고대인의 천문관과 관련된 것으로서, 천체 운행 질서의 일탈은 인간의 삶에도 변고를 가져오는 것으로 믿고 있는 일반적인 관념을 이용하여 개인의 영달을 꾀하려한 인물이 맞이한 불행한 결과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저절로 기도가 되는 절 마하사!

성주스님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마하사는 어느 누가 와도 가만히 놔둡니다. 자연 속에서 스스로 느끼고, 행하고, 자신을 알아가게 놔두는 것이 기도입니다고 했다.

오염되지 않는 도량에서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는 마음의 고향 같은 도량입니다.”

[마하사 요사채@통불교신문]
[마하사 요사채@통불교신문]

그랬다. 마하사는 굳이 기도하라, 불사하라, 잡다한 사주관상 봐준다고 하지 않는다. 그냥 그대로 놔두면 자기 자신이 알아서 기도하고, 배고프면 공양하고, 산책하고, 풀도 뽑고 하더라고 말한다.

청정 자연 속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와서 자연이 되어보라고 한다.

유별나게 기도한답시고 헤맬 것이 아니라 어떤 곳에 있든 어떤 상태에 놓이든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여여한 상태라고 말하는 성주스님의 법문은 조용한 마하사 도량이 다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빗속의 마하사 @ 통불교신문]
[빗속의 마하사 @ 통불교신문]

성주스님이 주지로 있는 마하사는 신라시대 때부터 있었던 절로 절골로 알려진 호암산 자락에 서 있는 듯 없는 듯 법향을 피워 올리고 있는 사찰이다.

마하사는 성주스님이 주지로 오면서 지역주민은 물론 이곳을 찾는 수많은 불자와 관광객들에게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정신적 귀의처요 안식처로서 소리 없는 깨우침과 감동을 주고 있다

법회문의 / 경주시 내남면 화곡리 어련길 136 마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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