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옥산 법인사에 가면 나도 산이 된다.
자옥산 법인사에 가면 나도 산이 된다.
  • 김민송 기자
  • 승인 2019.06.06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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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좋아 자연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거기가 바로 부처님 도량
오는 것 모르고, 가는 것 모른다.
봄이면 꽃이 피듯이 인간의 삶에도 봄은 오고 또 간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는 법인사(주지 무아)를 찾았다.

영천에서 포항 쪽으로 가다보면 안강휴게소를 지나 하곡지에 이르면 법인사를 가리키는 입간판이 나온다. 입간판을 따라 올라가면 성산서당이 나온다. 성산서당은 조선시대 문신 정극 후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서당이다.

[ 법인사 대웅전@통불교신문]
[ 법인사 대웅전@통불교신문]

이어서 성산저수지를 지나면 법인사가 나온다. 법인사는 삼성산과 자옥산, 도덕산 가운데 성산저수지 상류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포항시 영천시 경주시 3개시가 접하는 접경지이다. 법인사는 그 중에서도 자옥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행정구역은 영천시 고경면 오룡2리에 속하나 포항과 경주시에 가깝다.

[넉넉한 웃음을 선사하는 포대화상 @ 통불교신문]
[넉넉한 웃음을 선사하는 포대화상 @ 통불교신문]

자옥산은 높이 563m,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와 영천시 고경면 오룡리에 걸쳐 있다. 신라 때 붉은 옥()이 많이 나온 산이라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다. 주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도덕산(道德山)이 이어지며 동쪽 산자락을 따라 옥산천(玉山川)이 흐른다. 산 입구부터 정상까지는 가파른 능선이 형성되어 있다.

[ 청정 자연속에 묻힌 법인사 전경@통불교신문]
[ 청정 자연속에 묻힌 법인사 전경@통불교신문]

법인사 옆 계곡에는 물이 동쪽으로 흐른다. 물이 동쪽으로 흐르는 지역은 길지로써 인물이 많이 배출된다는 속설이 있다고 하며 이곳에 예로부터 인물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법인사는 이와 같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다. 도량 한 켠에 우뚝선 당산나무는 그 기개가 도량을 덮고도 남았다. 뿌리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풍성하게 뻗어 있으며, 숲 또한 울창하게 우거져있다.

[ 도량 한 켠에 모셔진 장군바위@통불교신문]
[ 도량 한 켠에 모셔진 장군바위@통불교신문]

그리고 예사롭지 않은 바위가 있다. 먼저 길쭉한 바위가 서있는데 일정한 거리를 두고 보면 마치 장군이 턱 버티고 서있는 형상이다. 이곳 연근법사님은 이 바위가 맥아더장군이라고 했다.

그리고 대웅전 옆에 네모난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 역시 거리를 두고 자세히 보면 사람의 얼굴모양을 하고 있다. 불사를 하다가 나온 바위가 사람의 모습을 보임에 따라 예사로운 일이 아니라 생각하여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이 바위는 지장보살님이 화현한 것이라고 했다.

[ 지장보살 현상을 한 지장보살바위@통불교신문]
[ 지장보살 현상을 한 지장보살바위@통불교신문]

산신각에 가면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과 함께 옆에 거북이 형상을 한 바위가 있다. 거북이는 장수를 상징하여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거북이를 장수하는 동물로 여겨왔다.

[산신각 장수바위@통불교신문]
[산신각 장수바위@통불교신문]

대웅전은 전통 한옥으로 건축하였으며 법당 모양이 아니라 일반 가정집 모양을 하고 있다. 단청도 하지 않고 원목 그대로 대웅전으로 쓰고 있었다. 대웅전 안에는 삼존불을 모셨으며, 불자님들의 소망을 담은 소불도 보인다.

[대웅전 삼존불@통불교신문]
[대웅전 삼존불@통불교신문]

도량을 병풍처럼 둘러싼 대나무가 아늑함을 자아낸다. 법인사는 이곳 법사할아버지가 도장을 파는데. 도장나무가 벌레가 갉아먹어 그대로 바다해자를 새긴듯하였다 한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법을 각인한다는 의미로 법인사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법인사는 여느 사찰과는 다르게 삭발을 한 스님이 없다. 무아 보살님과 연근법사가 운영하고 있었다.

연근 법사는 어릴 때부터 불교에 심취해 전국의 이름난 도량을 참배하고, 부처님께 귀의해 왔다고 했다. 그런데 왜 출가를 하지 않고 절을 운영하는지 묻자 자연이 좋아 자연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거기가 바로 부처님 도량이었다.”고 했다.

[ 자연속에 묻힌 법인사 전경@통불교신문]
[ 자연속에 묻힌 법인사 전경@통불교신문]

법인사는 바로 대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묻혀, 있는 듯, 없는 듯 자연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하나 둘 신도들이 찾아와 신기한 장군바위와 지장보살 바위를 참배하고 오염되지 않은 숲과 텃밭에서 나는 무공해 식재료로 공양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이 열리고 몸이 건강해지는 경험을 하고는 마치 고향집을 찾듯이 찾는다고 한다.

연근 법사님은 수행자라기보다는 그냥 인자한 할아버지였다. 앞에 펼쳐진 삼성산과 북쪽에 우뚝선 도덕산, 그리고 뒤쪽으로 연결된 자옥산을 배경으로 성산 저수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이 부처님 도량이요, 산에서, 골짜기에서 들리는 소리가 부처님 법문이라고 한다.

언뜻 보면 무속에 가깝다고 생각이 들지만 당산나무를 섬기는 일 또한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이 마을을 지키기 위하여 자연에 감사함을 표하고 안녕을 기원해 왔던 것이다.

올해 81세인 연근 법사는 옛날 예기로 법문을 대신하고 있었다. 듣고 보면 할아버지가 해 주던 예기와 다를 바 없다.

[법인사 전경@통불교신문]
[법인사 전경@통불교신문]

오는 것 모르고, 가는 것 모른다사람이 올 때 언제 어떻게 오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가는 것 또한 아무도 모른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이 나온다고 했다.

가장 자연스럽게 살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고 한다. 욕심 부린다고 될 일이 아니고, 될 일은 자연스럽게 된다고 한다.

봄이면 꽃이 피듯이 인간의 삶에도 봄은 오고 또 간다고 했다. 그것이 삶이라고 했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법인사에 가면 누구나 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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