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5. 미녀봉의 의미와 그 실체 “미녀봉! 정말 딱이죠.”어떻게 보아도 눈앞의 산자락은 이미지가 정말 딱이었다. 오뚝한 코, 볼록한 가슴. 미끈한 이마, 도툼한 입술까지 어느 모로 보아도 옆으로 누워 있는 선명한 여자의 외모였다. “글쎄”대답이 애매하거나 동의하고 싶지 않을 때면 보여주는 노인 특유의 반응이었다.“…”“음도살망(殺盜淫妄) 능엄경에 나오는 계율의 차례라지.”“…”“왜곡된 인간 의식의 반영. 불교의 능엄경(楞嚴經)에 의하자면 살인(殺人)보다 더욱 중요한 게 음행(淫行)이라는 거 아냐. 그렇다면 앞뒤 차례는 외면하더라도 미녀봉이 뜻하는 의미는 뭐겠어. 기획연재 | 김계유 | 2019-01-16 14:39 3. 서유기를 통한 마음의 평온함 “일상적인 마음의 평온?” 그렇게 반문하면서 노인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해 보면 노인으로서도 쉽지 않은 삶의 문제였다. 집착하는 마음만 없으면 된다는 충고도, 색(色)이 공(空)이라는 교훈도, 분명 이론으로는 공감하지만 자신에게는 언제나 그림 속의 떡이었다. “쉽지 않더라고, 꼭 손오공 한 가지였지? 노인은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문득 서유기를 읽어 봤는지 물었다. 그러나 대답을 기대하는 질문은 아니었다. 사내가 미처 대답도 하기 전, 자신은 대여섯 번쯤 읽었을 것이라고 했다. 작가 오승은의 문장력 덕분이었을까? 노인이 느꼈던 호 기획연재 | 김계유 | 2018-12-27 14:24 삶의 고통과 실체가 없는 마음의 이치 “전가의 보도? 그건 아니겠지.”노인의 어투는 단호했다. “그렇지만… 용어 자체들이야?”물론 노인의 견해를 사내도 부정하지는 않았다. 인연(因緣), 공(空) 따위 등과 같이 그런 말들을 즐겨 사용하는 사내 자신도 평소 그 말들이 불교적인 용어일 수는 있어도 불교만의 전유물로 믿고 있지는 않았다. “요는 확신이 없기 때문인 게지. 매사에 실체가 없다는 확신.”노인의 계속되는 말이었다. 세상의 본질이 마음이라고 수긍하지 않더라도 세상이 결국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한다면 특정한 의미의 특정한 단어들을 특정한 집단의 전유물로만 이해해서는 기획연재 | 이철순 | 2018-12-14 08:17 고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1 종종 이럴 때가 있었다.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이라도 들이닥칠 것만 같은 불안감! 까닭이 없는 불안이었다. 순간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언제 어떤 자리에서도 늘 당당해 보이는 노인. 이심전심(以心傳心)이었을까?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보니 신기하게도 노인이었다.“어떻게 아셨어요? 목소리라도 들어볼까 생각하고 있다는 걸.”그러나 목소리를 한층 낮춘 채 젊은이는 자신의 감정을 숨겼다. 또 전화기를 통해서 주고받은 대화의 내용도 실제 자신의 처지하고는 아무런 연관성도 지니지 않은 일상적인 내용일 뿐이었다. 다만 일상적인 통화였음에도 결과는 기획연재 | 김계유 | 2018-12-05 17:43 처음처음1끝끝